선근 공덕과 회향의 원천, 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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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7.31 조회2회 댓글0건본문
선근 공덕과 회향의 원천, 보시
화엄반 지온
안녕 하십니까? 화엄반 지온입니다.
오늘 제가 설법할 주제는 선근 공덕과 회향의 원천인 보시입니다.
제가 법문을 준비할 때에는 본과 80권 『화엄경』의 「십회향품」을 공부하고 있었습니다.「십회향품」 가운데서도 특히, 여섯번째 ‘수순 견고일체선근 회향’에서 핵심으로 설해진 보시 내용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견고한 일체 선근에 수순하는 회향의 본론에서는 60가지가 넘는 보살의 보시를 열거하고 있었습니다. 일상의 모든 물건들, 왕위와 같은 명예적인 것, 자신의 아내와 자식 등의 가족은 물론, 자신의 눈 귀 코 입을 보시하고, 급기야 몸 전체를 소신공양한다는 말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경전의 말씀이었습니다. 이러한 보시는 선근 공덕과 회향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설법 주제를 보시로 정하였습니다. 보시는 남을 돕고 자비심으로 남에게 재물이나 불법을 베푸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너나없이 일상에서 보시를 행하며 살고 있습니다.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출가하기 전부터 부처님 오신날에 햇고사리, 난, 떡 보시를 했고 요양원에서 봉사활동도 하였습니다. 보시를 할 때는 베푸는 자도 받는 자도 집착함이 없고 욕심이 없는 청정한 마음으로 행해야 보시 물건까지 청정하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삼륜청정입니다. 보시는 보살의 실천 덕목인데 육바라밀, 십바라밀의 첫 번째도 보시입니다. 보시의 선근공덕으로 시작하여 구경의 지혜, 열반,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보시에는 재물로 베푸는 것 부처님의 가르침을 베푸는것,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즉, 재시, 법시, 무외시입니다.
재시(財施)란 물질을 나누는 보시 입니다 음식, 옷, 돈 등 내가 가진 재물을 필요한 이에게 나누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에게 베푸는 것, 나눔의 공덕입니다.
법시(法施)는 경전이나 법문을 공유하며 지혜를 나누는 보시입니다. 불법(佛法)을 가르치거나 진리를 말해주는 것 설법, 선한 말,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등의 행위입니다.
무외시(無畏施)란 두려움을 없애주는 보시입니다. 고통 받는 이에게 위로를 주고, 약자를 보호하며, 안전을 느끼게 해주는 것 따뜻한 말, 진심 어린 격려,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은혜를 입으면 은혜로 갚는 것이 사람의 도리입니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고 도움울 주며, 고통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되고,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듭니다. 부처님과 보살님이 중생을 구제하는 첫 걸음이 보시입니다. 나눔에는 주고받는 기쁨이 있습니다. 남을 돕는 일처럼 돌려주는 그런 미덕이 고루 퍼져 있고, 그 사회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입니다. 회향은 되돌려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특히, 『화엄경』에서는 자리이타와 깨달음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보살이 보시행으로 쌓은 견고한 선근 공덕을 중생들에게 돌려주어 보살과 중생이 함께 깨달음으로 나아간다는 말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주고 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닌 보시의 선근 공덕을 나누어 보살과 중생이 함께 무여열반으로 향한다는 것입니다. 자리이타의 여러 가지 보시의 공덕을 일체중생을 위해 돌려주는 동시에, 함께 불과를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화엄경』에서 보시의 선근 공덕 회향은 모든 중생들, 깨달음이라는 엄청난 스케일로 설합니다. 그러나 우리 동학사라는 세계에서 우리 학인들도 발심 출가한 작은 보살들이 아니겠습니까? 스트레스 덜 받고 『화엄경』 공부가 신심나고 재미있는 것이 작은 보살들의 열반을 향하는 바라밀행이고 정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게 필요 없거나 남는 것을 돌리는 것이 아니고, 남이 필요한 것을 내가 덜 쓰고 나누는 선근 공덕을 쌓기도 합니다. 이러한 대중 스님들과 함께 이 험난한 강원생활을 씩씩하고 신심있게, 그리고 슬기롭게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나아가는 것을 회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시를 통해 탐욕을 줄이고 나눔의 기쁨을 경험하며, 이를 통해 공덕을 쌓을 수 있습니다. 보시는 단순히 물질을 나누는 행위를 넘어 탐욕을 제거하고 타인의 이익과 행복을 도모하며, 공덕을 쌓아 해탈로 나아가는 중요한 실천입니다. 보시는 말 한마디의 친절, 미소 하나, 마음의 여유까지 포함 됩니다. 보시는 ‘주고자 하는 마음’이 진실할 때 참된 공덕이 됩니다. 모든 선행이 다 그러하듯이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바른 이해와 조화될 때 보시의 공덕이 됩니다. 보시는 나와 남이 함께 이로운 것입니다. 남을 위해 베풀면 상대방보다 오히려 자기 자신이 더 기쁨을 느낍니다. 한번이라도 남에게 베풀어 본 사람이라면 그 뜻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베푸는 행위는 인성의 바탕입니다. 베푸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인간 됨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보시는 남을 기쁘게 하고 자신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불교의 으뜸가는 실천행입니다. 보시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현실 속에서 이를 이용하는 경향도 없지 않습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보시를 강요하는 현상을 두고 이르는 말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상대방에게 은연중 마음의 부담을 지어주는 것은 스스로 불선업을 쌓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철에 보시를 받은 사람으로서의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삼륜이 청정하지 못하게 한 불선업을 지었습니다. 더위를 몹시 타는 저를 보다 못해 학장스님께서 아이더 쿨맥스 런닝을 주셨습니다. 싸이즈를 보니 M이어서 XL인 저로서는 도저히 입을 수 없었지만, 저는 티셔츠가 탐이 났습니다. 안되겠다고 달라시는 학장스님께 살을 빼서 입겠다고 가졌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학장스님께서 “네가 살이 빠지기는커녕, 나날이 살이 찌는데 안된다고 본다” 라고 하시며, 저에게 맞는 큰 싸이즈를 사셨으니 바꿔 입자고 하시며, M 싸이즈를 가져오라하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그 속옷을 다른스님에게 주고 난 후였습니다. 학장스님께서는 그럼 됐다고 하셨지만, 저의 탐욕과 어리석으로 학장스님께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불선업을 쌓는 것입니다. 보시는 주는 사람은 물론, 받는 사람도 욕심과 집착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보시는 탐욕을 줄이고, 인연을 맺고, 업장을 소멸하며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그리고 내가 수행자임을 매일매일 삶 속에서 증명하는 행동입니다. 몸과 마음으로 행하는 수행이 보시입니다. 미소 한 번, 말 한마디의 작은 행동, 보시의 실천 입니다. 오늘 이 시간은 저의 강원생활 마지막 설법입니다. 설법을 잘하고 싶었지만 부족 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를 빌어 스스로 마음을 내어 베푸는 삶을 실천하여 선근을 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지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